영화추천18 영화 반도 리뷰 (포스트 아포칼립스, 서사 완성도, 신파) 좀비 아포칼립스 이후 4년, 한반도 전체가 격리된 세계를 배경으로 한 영화 《반도》는 개봉 당시 전 세계 185개국에 선판매되며 화제를 모았습니다. 전작 《부산행》의 압도적인 완성도를 기억하는 관객으로서 저는 그 기대치를 꽤 높게 들고 극장에 들어갔습니다. 그리고 영화가 끝난 뒤, 제 감정은 기대와 실망이 뒤섞인 묘한 씁쓸함이었습니다.포스트 아포칼립스 세계관, 초반만큼은 충분히 설득됐습니다 포스트 아포칼립스(Post-Apocalypse)란 문명이 붕괴된 이후의 세계를 배경으로 하는 장르적 설정을 말합니다. 쉽게 말해 인류가 대재앙을 겪고 난 뒤 폐허 속에서 살아남은 자들의 이야기입니다. 《반도》는 이 설정을 꽤 공들여 구현했습니다. 좀비 바이러스로 하루 만에 한반도가 함락되고 4년이 지난 뒤의 인천항, .. 2026. 6. 9. 백룸 영화 리뷰 (공간 공포, 리미널 스페이스, 케인 파슨스) 텅 빈 대형 마트 복도를 혼자 걸어본 적 있으신가요. 사람이 가득해야 할 공간인데 아무도 없을 때 목덜미가 서늘해지는 그 감각, 저도 꽤 자주 느끼는 편입니다. 영화 《백 룸》은 바로 그 감각을 두 시간 가까이 지속시키는 작품입니다. 16세 소년이 만든 9분짜리 유튜브 영상에서 출발한 이 도시 괴담이 어떻게 A24 장편 영화로 완성되었는지, 그리고 실제 극장에서 어떻게 느껴졌는지 정리해 봤습니다.16세 감독과 포챈 도시 괴담의 만남 일반적으로 공포 영화는 오랜 경력의 감독이 만들어야 완성도가 높다고들 알려져 있지만, 《백룸》의 케인 파슨스 감독은 그 통념을 완전히 깨버렸습니다. 그는 16세였던 시절, 단 9분짜리 자체 제작 영상 하나로 7,880만 회 이상의 조회수를 기록하며 유튜브 판도를 바꿔놨습니다... 2026. 6. 8. 영화 사도 리뷰 (기획의도, 미장센, 부자관계) 솔직히 처음엔 이 영화가 그냥 또 하나의 조선 시대극일 거라고 생각했습니다. 역사 속 비극을 그럴싸하게 포장한 정도로 예상했는데, 영화가 시작된 지 5분도 안 돼서 그 생각이 완전히 틀렸다는 걸 깨달았습니다. 뒤주에서 시신이 나오는 장면, 그리고 귀를 파고드는 무당굿의 울림. 지금도 그 첫 장면이 선명하게 기억날 정도입니다. 임오화변을 영화로 빚어낸 기획의도 일반적으로 역사 사극 영화는 고증과 드라마 사이에서 어느 한쪽을 희생한다고 알려져 있습니다. 그런데 이준익 감독의 사도는 제 경험상 그 공식을 정면으로 깨뜨린 드문 작품이었습니다. 영화의 배경은 1762년 조선에서 실제로 벌어진 임오화변입니다. 임오화변이란 영조가 아들 사도세자를 뒤주에 가둬 죽음에 이르게 한 사건으로, 조선 왕조 역사상 가장 충격.. 2026. 6. 1. 영화 리바운드 리뷰 (실화영화, 농구영화, 감동추천) 넷플릭스를 틀었다가 제목 하나에 멈췄습니다. 장항준 감독 신작이라는 말 하나만 믿고 아무 정보 없이 재생 버튼을 눌렀는데, 영화가 끝나고 나서 한참 동안 자리에서 일어나질 못했습니다. 실화라는 자막이 올라오는 순간, "이게 진짜라고?" 싶어서 바로 검색창을 열었습니다. 영화 리바운드는 그런 작품이었습니다. 폐지 직전 팀, 그리고 공익 코치의 등장처음엔 솔직히 설정이 너무 작위적으로 느껴졌습니다. 전국 대회 MVP 출신인데 공익근무요원 신분으로 농구부 코치를 맡는다는 구조가, 말 그대로 드라마 같았거든요. 그런데 직접 보다 보니 그게 오히려 이 영화의 매력이더군요. 현실이 픽션을 앞질렀다는 느낌. 강양현 코치가 부임한 부산 중앙고 농구부는 폐지 직전의 팀이었습니다. 스쿼드(squad)란 팀을 구성하는 .. 2026. 5. 28. 영화 항거 유관순 이야기 리뷰 (8호 감방, 유관순 열사, 독립운동) 감옥에서 노래를 불렀다는 게, 처음엔 믿기지 않았습니다. 그것도 만세를 부르다 끌려온 자리에서, 고문 끝에 몸이 성치 않은 상태로. 직접 겪어보니라고 할 수는 없지만, 서대문형무소 역사관의 차디찬 복도를 걸으면서 그 문장 하나가 머릿속을 떠나지 않았습니다. 꽃다운 열여덟이 그 안에 있었다는 사실이, 계속 발걸음을 붙잡았습니다. 8호 감방 앞에서 멈춰 선 이유 서대문형무소 역사관은 서울 서대문구에 자리한 근현대사 유적지입니다. 1908년 일제강점기에 경성감옥이라는 이름으로 문을 연 이곳은, 독립운동가들을 투옥하고 탄압하는 데 쓰인 공간이었습니다. 여기서 경성감옥이란 일제가 조선인을 통제하기 위해 설치한 식민지 형사 수용 시설로, 광복 이후에도 건물이 남아 현재는 역사 교육의 현장으로 운영되고 있습니다... 2026. 5. 28. 영화 마스터 리뷰 (이병헌 연기, 금융사기, 실화배경) 솔직히 저는 영화 '마스터'를 그리 기대하지 않았습니다. 그냥 이병헌, 강동원, 김우빈 세 배우의 얼굴이나 보자는 심산으로 극장에 앉았는데, 막상 시작하고 나서는 두 시간이 어떻게 지나갔는지 모를 만큼 빠져들었습니다. 그리고 크레딧이 올라가는 순간, 생각 밖의 감정이 밀려왔습니다. 재미가 아니라 씁쓸함이었습니다. 이병헌의 목소리가 만든 금융사기의 무게감 일반적으로 범죄 오락 영화라고 하면 자극적인 액션이나 반전에 집중한다고 알려져 있지만, 제 경험상 '마스터'에서 가장 강렬하게 남는 건 이병헌의 목소리였습니다. 진현필 회장 역을 맡은 이병헌은 중저음의 묵직한 발성으로 설명회 장면을 압도합니다. 현실이라도 저 목소리로 "원금 보장에 고수익"이라고 말한다면, 저도 지갑을 꺼냈을지 모른다는 생각이 들 정도였.. 2026. 5. 27. 이전 1 2 3 다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