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추천16 영화 부산행 리뷰 (인간 군상, 사회적 메시지, 몰입감) 솔직히 이건 예상 밖이었습니다. 잔잔한 드라마를 즐겨 보던 저였기에, 극장에서 〈부산행〉을 처음 마주했을 때의 그 충격은 몇 년이 지난 지금도 또렷합니다. 한국에서 이 정도 퀄리티의 좀비 장르물이 나올 거라고는 진심으로 생각하지 못했습니다. 재난 서사 위에 날카로운 사회적 메시지를 얹어낸 이 영화가 왜 지금도 회자되는지, 직접 경험한 시각에서 짚어봤습니다. 한국 좀비물의 새 기준, 몰입감의 정체 일반적으로 좀비 영화는 잔인한 시각적 자극에 의존한다고 알려져 있지만, 제 경험상 〈부산행〉은 그 공식에서 꽤 벗어나 있습니다. 물론 온몸을 꺾으며 달려드는 좀비들의 움직임은 압도적이었지만, 정작 영화관을 나온 뒤 머릿속에 남은 건 피와 폭력의 장면이 아니었습니다. 제가 직접 극장에서 봤는데, 좌석에서 몸이 굳.. 2026. 5. 25. 영화 20세기 소녀 리뷰 (세기말 감성, 첫사랑의 미학, 신파적 비극) 엔딩 크레디트가 다 올라갈 때까지 자리를 못 떴습니다. 그냥 멍하니 앉아서 화면만 바라봤는데, 그 상태가 꽤 오래 이어졌습니다. 변우석 배우가 연기한 풍운호가 남긴 "보고 싶어, 21세기의 네가"라는 한 마디가 가슴에 박혀서, 극장을 나오는 내내 멍했습니다. 1999년 세기말 감성을 배경으로 한 이 영화는, 제가 직접 보고 나서 꽤 오랫동안 후유증이 남은 몇 안 되는 작품 중 하나입니다. 삐삐와 비디오 가게가 만들어낸 세기말 감성 이 영화가 묘하게 마음을 잡아끄는 건, 1999년이라는 시대적 배경을 단순한 소품 이상으로 활용했기 때문입니다. 삐삐(무선호출기)는 당시 10대 사이의 핵심 소통 수단이었고, 비디오 가게는 동네 문화의 중심이었습니다. 보라가 백현진의 삐삐 번호를 알아내기 위해 온갖 수를 쓰는.. 2026. 5. 24. 영화 택시운전사 리뷰 (김만섭, 5·18민주화운동, 위르겐 힌츠페터) 저는 광주에 살지는 않지만 광주 5·18 민주화 운동을 '역사'로 배운다는 게 어떤 의미인지, 영화 한 편을 보고 나서야 비로소 실감했습니다. 평범한 택시운전사가 10만 원짜리 손님을 태우러 갔다가 역사의 한복판에 선다는 이야기. 그것이 실화라는 사실이 저를 한동안 자리에서 일어나지 못하게 만들었습니다. 물론 학교에서 역사시간에 배우긴 하지만 공부할 때와는 다르게 이러한 사람들의 희생이 아니었다면 어떤 세상이 왔을까 라는 생각도 들었습니다. 최근 5월 18일이 지나 여러 가지 사태에 대해서 다시 한번 보게 되는 영화가 아닐까 생각이 됩니다. 광주의 진실을 세상에 꺼낸 사람광주 민주화운동의 실상을 기록한 비디오테이프가 어디서 왔는지 아십니까. 저도 처음에는 당연히 국내 언론인이 찍었을 거라고 생각했습니.. 2026. 5. 24. 영화 오늘 밤 세계에서 이 사랑이 사라진다 해도 리뷰(선행성 기억상실, 한국 리메이크, 추영우 신시아) 극장 문을 나서다가 멈춰 서서 한참을 울었습니다. 영화가 끝난 뒤 그렇게 된 건 꽤 오랜만이었습니다. 이치조 미사키의 동명 소설을 원작으로 한 한국 리메이크작 '오늘 밤, 세계에서 이 사랑이 사라진다 해도'는 개봉 전 캐스팅과 각색에 대한 우려를 완전히 뒤집으며, 기억과 사랑이라는 두 가지 주제를 한국 정서로 빚어낸 수작이었습니다. 선행성 기억상실이 만들어낸 사랑의 구조영화의 핵심 설정은 선행성 기억상실증(Anterograde Amnesia)입니다. 여기서 선행성 기억상실증이란 새로운 정보를 장기 기억으로 저장하지 못하는 증상으로, 잠들기 전까지의 경험이 다음 날 깨어나면 흔적도 없이 사라지는 상태를 말합니다. 히로인 한서연(신시아)은 매일 아침 자신이 누구인지, 어제 누구와 무엇을 했는지 전혀 기억하지.. 2026. 5. 23. 이전 1 2 3 다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