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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리뷰7

영화 엑시트 리뷰 (재난 생존, 유독가스, 탈출 전략) 재난 영화를 보면서 실제로 살아남을 방법을 배울 수 있다고 생각하시는 분이 얼마나 될까요? 저는 솔직히 기대 없이 '엑시트'를 봤습니다. 그런데 영화가 끝나고 나서도 한동안 머릿속을 떠나지 않는 장면들이 있었습니다. 평범한 청년이 유독가스가 뒤덮인 도심에서 클라이밍 기술 하나로 살길을 열어가는 이야기, 단순한 오락 그 이상이었습니다. 백수 용남, 왜 이 캐릭터가 설득력 있는가 '엑시트'의 주인공 용남은 대학 시절 클라이밍 동아리의 에이스였지만 졸업 후 취업에 계속 실패하며 공원 철봉으로 하루를 보내는 인물입니다. 재난 영화 주인공이라고 하면 특수부대 출신이거나 베테랑 소방관을 떠올리는 분들이 많을 텐데, 용남은 그런 설정과는 거리가 멉니다. 저는 이 설정이 오히려 영화를 더 강하게 만든다고 봅니다. 특.. 2026. 6. 10.
백룸 영화 리뷰 (공간 공포, 리미널 스페이스, 케인 파슨스) 텅 빈 대형 마트 복도를 혼자 걸어본 적 있으신가요. 사람이 가득해야 할 공간인데 아무도 없을 때 목덜미가 서늘해지는 그 감각, 저도 꽤 자주 느끼는 편입니다. 영화 《백 룸》은 바로 그 감각을 두 시간 가까이 지속시키는 작품입니다. 16세 소년이 만든 9분짜리 유튜브 영상에서 출발한 이 도시 괴담이 어떻게 A24 장편 영화로 완성되었는지, 그리고 실제 극장에서 어떻게 느껴졌는지 정리해 봤습니다.16세 감독과 포챈 도시 괴담의 만남 일반적으로 공포 영화는 오랜 경력의 감독이 만들어야 완성도가 높다고들 알려져 있지만, 《백룸》의 케인 파슨스 감독은 그 통념을 완전히 깨버렸습니다. 그는 16세였던 시절, 단 9분짜리 자체 제작 영상 하나로 7,880만 회 이상의 조회수를 기록하며 유튜브 판도를 바꿔놨습니다... 2026. 6. 8.
영화 어바웃 타임 리뷰(시간 여행, 현재의 가치, 마음챙김) "그때 그 선택만 달랐어도 지금쯤 달라졌을 텐데." 이런 생각, 저만 하는 게 아니겠죠. 영화 어바웃 타임은 시간을 되돌릴 수 있는 남자의 이야기를 통해, 역설적이게도 지금 이 순간이 얼마나 소중한지를 보여줍니다. 처음 보고 나서 저는 꽤 오래 멍했습니다. 시간 여행이라는 판타지, 그 안에 숨겨진 현실 영화의 주인공 팀은 스물한 살이 되던 해, 아버지로부터 믿기 어려운 이야기를 듣습니다. 이 집안 남자들에게는 시간 여행 능력이 있다는 것. 처음에는 황당해하지만, 직접 실험해 보고는 곧 믿게 됩니다. 팀이 제일 먼저 떠올린 건 연애였습니다. 오랫동안 짝사랑하던 샬롯에게 마음을 전하기 위해 시간을 몇 번이나 되돌리지만, 결국 사랑은 얻지 못합니다. 그리고 런던으로 이사한 뒤 메리라는 여성을 만나게 되죠. 어.. 2026. 5. 31.
영화 아이 캔 스피크 리뷰 (영화분석, 이용수할머니, 위안부증언) 솔직히 저는 이 영화를 처음 볼 때 위안부 이야기인지 전혀 몰랐습니다. 민원 왕 할머니가 구청 직원과 티격태격하다 영어를 배우는, 전형적인 코미디 감동 영화라고 생각했거든요. 그런데 후반부에 이르러 화면이 완전히 달라졌고, 저는 그 자리에서 조용히 눈물을 흘렸습니다. 영화 한 편이 이렇게까지 사람을 흔들어놓을 수 있다는 걸 그날 처음 실감했습니다. 코미디로 포장된 역사적 맥락영화 〈아이 캔 스피크〉는 2017년 개봉한 한국 영화로, 극 중 인물 옥분은 구청 직원들을 벌벌 떨게 만드는 민원의 달인으로 등장합니다. 9급 공무원 민재와의 충돌은 자연스러운 코미디 장치로 기능하지만, 이 관계가 나중에 영어 교습으로 이어지면서 이야기는 전혀 다른 방향을 향해 달리기 시작합니다.옥분이 영어를 배우려는 표면적인 이유.. 2026. 5. 26.
영화 불도저에 탄 소녀 (캐릭터 분석, 연출 의도, 김혜윤 연기) 솔직히 처음엔 제목 때문에 봤습니다. '불도저'와 '소녀'라는 단어가 한 문장 안에 있다는 것 자체가 너무 어색해서, 오히려 그게 보고 싶다는 마음을 자극했습니다. 독립영화는 왠지 어둡고 지루할 것 같다는 선입견도 있었는데, 이 영화는 시작 몇 분 만에 그 생각을 완전히 지워버렸습니다.혜영이라는 캐릭터가 만들어진 맥락 주인공 혜영은 등문신에 거친 말투, 일진 여고생 폭행 사건에 연루된 전력까지 갖고 있는 인물입니다. 처음 보면 그냥 거친 캐릭터처럼 보이지만, 조금만 들여다보면 이 인물의 구조가 꽤 정교합니다. 영화는 혜영이 어린 남동생 앞에서만 웃는 장면 하나로 이 인물의 전부를 설명합니다. 사람 심리학에서 말하는 반응 형성(reaction formation), 즉 내면의 불안과 두려움을 정반대의 공격적.. 2026. 5. 22.
영화 나미야 잡화점의 기적 (서사 구조, 각색 논쟁, 리메이크 기대) 학창 시절 야간 자율 학습 시간에 책상 밑으로 몰래 꺼내 읽다가 선생님 눈을 피해 허겁지겁 덮었던 책이 있습니다. 히가시노 게이고의 나미야 잡화점의 기적이 바로 그 책이었습니다. 복선이 하나로 수렴되는 마지막 장면에서 온몸에 소름이 돋았던 그 감각은, 솔직히 지금도 또렷합니다. 그 작품이 이번에 한국판으로 새롭게 제작된다고 합니다. 시공간을 넘나드는 서사 구조, 원작의 힘 나미야 잡화점의 핵심은 단순한 판타지가 아닙니다. 제가 처음 읽을 때 느꼈던 것은, 이 작품이 타임 패러독스(time paradox)를 활용한다는 점이었습니다. 타임 패러독스란 서로 다른 시간대가 상호작용하면서 인과관계가 뒤엉키는 서사 장치를 뜻합니다. 2012년 도주 중인 세 명의 도둑이 빈 잡화점에 숨어드는데, 그 공간의 우편함을.. 2026. 5. 20.